아마존, 자동차로도 상품 배달한다
지난 해 10월 아마존은 배달원이 상품을 주문한 고객의 집 안으로 들어가 놓고 나오는 댁내 배송(in-home delivery) 서비스인 ‘아마존 키’ 서비스를 출시했습니다. 이 서비스는 이미 커넥팅랩 블로그를 통해 소개를 했었습니다.
그리고 지난 4월 말 새로운 배송 서비스인 ‘아마존 키 인-카 딜리버리(In-Car Delivery)’를 미국 내 37개 도시에서 아마존 프라임 가입자를 대상으로 제공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미 ‘아마존 락커’라던지, 아파트 전용 택배 보관함, 드라이브 스루 방식의 픽업매장 등을 선보였던 아마존이 배송 옵션으로 새로운 방식을 선보인 것이지요. 그렇다면 당연히 이 서비스에 대해서도 알아봐야겠지요?
https://www.youtube.com/watch?v=w4akHn0jQCc&t=60s
(아마존의 인-카 딜리버리 유튜브 영상)
주차된 차가 상품 수령지
인-카 딜리버리 서비스는 개념적으로 매우 간단합니다. 상품을 주문한 아마존 프라임 가입자가 아마존 키 앱을 통해 인-카 딜리버리 옵션을 선택하면 배송원이 무선 연결 시스템을 이용해 차량 트렁크를 열고 주문한 상품을 넣어주는 것으로서, 기존의 아마존 키 서비스에서 ‘집’이 ‘차량’으로 변경되었을 뿐입니다.

배송원이 이렇게 상품을 배달해줍니다. (출처: 아마존)
다만, 아마존은 차 트렁크에 상품을 두고 온다는 점 때문에 신선식품이나 무게 500파운드 이상 또는 가격이 1,300달러 이상인 상품은 배송이 불가능합니다. 상품 배달이 완료되면, 주문자의 스마트폰으로 배송 완료 여부도 전달됩니다.
아마존은 이 서비스를 위해 GM 및 볼보와 협력하여 두 제조사가 판매하는 LTE 통신 가능 차량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그리고 아마존은 향후 더 많은 차량 제조사와 협력할 것이라는 의사를 보이기도 했습니다.
아마존, 사적 공간을 여는 열쇠(key)를 갖게 된다
사실 ‘인-카 딜리버리’라는 개념은 아마존이 이번에 짜잔~~하고 새롭게 내놓은 것은 아닙니다. 아마존은 이미 2015년에 독일에서 아우디 및 DHL과 협력해 동일한 개념의 서비스를 테스트했었고, 이번에 아마존과 협력하는 볼보는 그보다 앞서 2014년에 에릭슨과 협력해 유사한 개념을 선보인 바 있습니다. 그래도 이제 아마존이 테스트가 아닌 정식 서비스로서 제공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제가 이번 인-카 딜리버리 서비스에서 주목한 점이 있습니다. 이를 ‘아마존 키’라는 앱을 통해 이용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기존의 댁내배송 서비스와 통합했다는 것입니다. 상품을 주문한 고객이 자신의 집이나 자동차를 배송지로 선택할 수 있게 한 것입니다.
사실, 댁내배송이 상당히 편리한 것임은 분명하지만 자신의 집을 낯선 이에게 공개한다는 것에 거부감을 느끼는 사람들이 분명히 존재합니다. 이 점에서 본다면 자동차는 상대적으로 집에 비해 거부감이 줄어들 수 있지요. 고객에게 선택권을 주는 것은 분명히 이용가치를 높이는 일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아마존 키’라는 서비스 명칭에서 알 수 있듯이 아마존 입장에서는 이제 고객의 사적인 공간을 열수 있는 열쇠(key)를 가지게 되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큽니다. 물론, 아마존이 고객들에게 프라이버시 침해 등의 문제가 없다는 신뢰를 심어주어야 하지만, 이제 고객들이 상당한 시간을 보내는 집과 자동차에 들어갈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아마존이 열쇠(Key)를 갖게 된다
요즘 아마존은 온라인 서비스를 넘어 오프라인 기반의 온디맨드 서비스 강화에 나서고 있습니다. 도우미를 파견해 청소 등을 도와주는 ‘아마존 홈 서비스’를 시작했으며, 스마트홈 단말과 서비스 구축에 대해 상담해주고 상품 구매와 설치를 도와주는 컨설팅 서비스도 제공합니다.
이 같은 서비스들이 모두 ‘아마존 키’와 연계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배송원이 집안에 상품을 두고 청소까지 해줄 수 있지요. 자동차로 상품을 배송하면서 자동차와 관련된 신제품들의 할인 전단지나 샘플을 두고 갈 수도 있습니다.

아마존 홈 서비스 (출처: 아마존 웹페이지)
즉, 아마존은 사적 공간에 대한 접근성을 다양한 부가서비스로 연계시키면서 매출을 늘리는 기반을 다지게 될 수 있습니다. 물론, 앞에서 지적했듯이 얼마나 많은 고객들이 아마존에게 열쇠를 줄 것인가 하는 점이 변수가 될 수 있습니다. 또한, 이 서비스를 지원하는 커넥티드카가 얼마나 빨리 보급될 것인가 여부도 아마존에게는 중요합니다. 이런 몇몇 제약사항을 아마존이 어떻게 극복해나갈 것인가, 그리고 이를 위해 어떤 형태의 또 다른 당근을 제공할 것인가 여부를 향후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아직 먼 미래의 일이지만.. 자율주행차 시대가 된다면 아마존이 또 다른 배송 옵션을 제공할 것 같습니다. 구매자의 자율주행차가 아마존의 물류창고로 자동 이동하여 트렁크에 상품을 싣고 다시 집으로 오는 것이지요. 아마존은 배송비용을 줄일 수 있기에 그만큼 할인혜택을 제공할 수 있겠지요. 이런 시대가 언제 올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