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IT 기술로 진화하다
2월 9일, 약 2주간의 일정으로 평창 동계올림픽이 개최되었습니다. 이번 올림픽은 개막식부터 눈을 뗄 수 없는 이벤트로 전세계의 주목을 받았는데요, 그 하이라이트는 오륜이 공개되는 순간이었습니다. LED 조명을 장착한 드론 1,218대가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며 오륜의 모양을 완성했습니다. 올림픽 역대 최고의 퍼포먼스로 손꼽힌 이번 이벤트는 인텔의 드론 슈팅스타와 KT의 네트워크 기술의 합작품으로 알려졌습니다.
1,218개의 드론으로 완성된 오륜(출처: 인텔)
올림픽은 운동선수들이라면 누구나 참여하길 바라는 꿈의 무대입니다. 그리고 전혀 상관없을 것 같은 IT 업계에서도 올림픽은 역시 꿈의 무대입니다. 준비했던 차세대 기술을 자연스럽게 노출하며 홍보할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입니다. 지금까지 올림픽이 개최될 때마다 IT 기업들은 최신 기술을 공개하며 다양한 서비스들을 선보였습니다.
올림픽에서 IT 기술의 발전은 경기를 중계하는 방식의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1924년 파리올림픽 때 최초로 라디오 중계 방송이 시작되었고, 1936년 베를린올림픽에서는 선수촌과 일부 지역에서 최초로 올림픽 경기를 TV로 중계했습니다. 1956년 멜버른 올림픽에서는 녹화방송의 형태로 미국과 유럽 지역으로 경기가 중계되었고, 1960년에서야 비로소 전세계에 올림픽 경기가 중계되었습니다. 그리고 1964년 도쿄올림픽에서는 최초 컬러 TV가 등장했고, 2006년 토리노 동계올림픽은 최초로 모바일 생중계가 시작되었습니다. IT 기술의 발전에 따라 올림픽 경기가 중계되는 방식이 라디오, TV, 모바일로 발전된 것입니다.
이후 모바일을 통해 다양한 방법으로 올림픽을 즐길 수 있게 되었습니다. 2010년, 트위터 올림픽이라 불리운 밴쿠버 올림픽을 시작으로 SNS 기반의 정보 제공과 참여가 늘기 시작했고, 유튜브 같은 동영상 채널을 통한 중계가 확산되며 더 많은 사람들이 올림픽을 즐길 수 있게 되었습니다. 특히 평창올림픽은 세계 최초로 5G 네트워크가 시범 서비스되며 실감나는 콘텐츠를 제공했습니다. 봅슬레이에 초소형 카메라가 탑재되고 이를 5G로 중계하여 선수 시점의 영상을 볼 수 있는 ‘싱크뷰’와 여러 각도에 설치된 100여개의 카메라로 동시 촬영한 사진을 영상처럼 연결해 보는 ‘타임 슬라이스’가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차준환 선수의 피겨 스케이팅 경기 장면(출처: SBS 중계화면 캡쳐)
선수들의 훈련에도 다양한 기술들이 접목되며 많은 연구가 진행되었습니다. 2012년 런던올림픽 때 호주사이클 선수단은 3D 사이클 프로그램을 통해 실내에서 가상훈련 코스를 달릴 수 있도록 했고, 2016년 리우올림픽을 위한 훈련에서 미국 복싱 국가대표팀은 손목에 센서를 부착해 펀치 데이터를 수집해 분석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평창올림픽에 참가한 네덜란드 쇼트트랙 대표팀은 삼성전자가 제작한 특수 유니폼을 훈련에 도입했는데, 5개의 센서가 부착된 이 유니폼은 선수의 자세, 속도, 위치 등을 측정해서 코치의 스마트폰 앱으로 제공합니다. 자세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될 경우 스마트폰 앱을 통해 선수가 손목에 차고 있는 스마트기기의 진동으로 알려 자세를 교정할 수 있도록 돕는 것입니다.
경기 외에서도 원활한 행사 진행을 위해 IT 기술이 다양하게 활용되었습니다. 2016년 리우올림픽에서 비자카드는 NFC 기능이 내장된 고무 팔찌와 반지를 선수, 취재진 등에게 지급해서 경기장 곳곳에서 상품을 결제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했고, 평창올림픽에서는 장갑, 배지, 스티커 등 더 다양한 형태의 결제를 지원했습니다.
비자카드의 장갑(Gloves) NFC 결제(출처: 비자카드)
특히 평창올림픽에서는 기존 올림픽과는 다른 AI, 로봇, 자율주행 등 다양한 편의 서비스들이 제공되었습니다. 인천국제공항에서부터 경기장, 선수촌까지 AI가 탑재된 안내 로봇, 청소 로봇, 서빙 로봇 등 11종, 85대의 로봇이 배치되어 편의 서비스를 제공했습니다. 그리고 경기장 인근에는 5G 기반의 자율주행 버스가 운행되었고,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개발한 ‘지니톡’은 영어, 중국어, 스페인어 등 8개국어의 자동 번역 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했습니다.
올림픽에서 선보이는 새로운 IT 기술들은 가까운 미래에 우리가 사용하게 될 콘텐츠와 서비스를 담고 있습니다. 초고속, 초저지연성의 특징을 갖춘 5G 네트워크를 통해 미디어는 VR, 타임 슬라이스 등 양방향 콘텐츠로 진화될 것을 예고했습니다. 그리고 자율주행 자동차와 실시간 번역서비스, 다양한 로봇의 편의 서비스도 순차적으로 상용화 될 것입니다. 향후 2020년 도쿄올림픽, 2022년 베이징올림픽에서는 어떤 IT 기술이 등장하게 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