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RAM 좀 주세요! 버퍼링 없는 아름다운 컴퓨팅 환경을 위해
빅데이터의 시대에 데이터센터에 쌓여가는 데이터들에 새 생명을 부여하기 위해 딥러닝, AI가 부각되고 있습니다. 쏟아지는 데이터를 처리하기에도 벅찬데, 누가 먼저 데이터에서 더 나은 의미를 찾아내어 고객에게 제공하느냐가 서비스 차별화의 핵심으로 부각되면서, IAAS(Infrastructure As A Service) 중심의 클라우드 업체들이 SAAS(Software As A Service)를 추가해 나가고 있습니다. 모바일 시대에 익숙해진 사람들이 곳곳에서 실시간 스트리밍 동영상을 업로드 하고 있으며, 하이엔드 스마트폰에서는 4K 화질 수준까지도 지원하고 있습니다. 각종 가전 기기들이 IOT(Internet of Things)를 외치며 스마트해지려 하고 있고, 여기서 나오는 새로운 데이터들을 기회로 삼으려는 기업들의 노력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4G의 초당 10MB 수준으로는 부족하다면서 5G를 통해 초저지연, 대용량, 초고속 통신을 구현해 새로운 서비스를 창출하려는 고민까지 이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빅데이터, 인공지능, 클라우드, 모바일, 실시간, 고화질, IOT, 5G 까지, 어느 하나 중요하지 않은 기술이 없고, 어느 하나 연결되어있지 않은 키워드 들이 아닌데요. 이 모든 것들에 DRAM이 필요하다는 것 알고 계신가요?
DRAM은 Dynamic Random Access Memory의 약자로 CPU와 Storage 사이에서 버퍼 역할을 하며 컴퓨팅 연산을 지원합니다. 흔히 하는 비유로 Storage가 책장에 꽂혀있는 책이라면 DRAM은 책상에 펼쳐놓은 책과 같다고 합니다. CPU가 실제 연산을 하는 과정은 이보다 복잡합니다만, 최대한 쉽게 풀이한 말이 아닌가합니다. 이런 DRAM도 SDR부터 DDR4까지 매번 전송속도를 높이면서 단가는 낮추는 반도체에서만 가능한 마법을 부리면서 성장해왔고, 최근에 맞이한 슈퍼 사이클 덕분에 몸값이 높아져서 우리 기업들의 수출 실적에 지대한 공헌을 하고 있습니다.
사실 PC에 장착되는 DRAM, 모바일에 장착되는 DRAM, 그래픽 카드나 서버에 장착되는 DRAM은 서로 약간의 차이를 가지고 있습니다.
먼저, PC에 장착되는 DRAM은 가장 일반적인 DRAM의 형태로 DDR4 규격까지 출시되었고, 1600~3200Mbps(1.6~3.2Gbps)의 전송속도에 ~16Gb 까지의 용량을 지원합니다. 다음으로 모바일에 장착되는 DRAM은 LPDDR4x 규격까지 출시되었고, Low Power DDR이라는 이름처럼 모바일의 저전력을 지원할 수 있도록 구동전압과 I/O전압을 낮춘 것이 특징입니다. 최대 전송속도는 4266Mbps(4.2Gbps) 수준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그래픽카드나 서버용 컴퓨터에 달려있는 DRAM이 있습니다. GDDR5를 넘어 GDDR6 규격 제품이 올해 출시되어 최대 전송속도는 18Gbps(72GB/s 전송, 32bit기준), 용량은 16Gb라고 합니다. 용도에 따라 저전력이냐, 고대역폭이냐로 목표 성능을 달리하고 있는 것이 보이네요.
마지막으로, TSV (Through Silicon Via) 기술을 이용해 DRAM CHIP 여러개를 연결해 대역폭을 넓힌 HBM(High Bandwidth Memory)이 있습니다. HBM은 이름에서 보듯 초고대역폭을 특징으로 하고 있어, 하이엔드급 그래픽 카드, 딥러닝용 서버나 슈퍼컴퓨터용으로 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올해는 2세대 HBM 메모리가 삼성전자와 하이닉스 반도체에서 출시되었고, 2.4Gbps(307GB/s 전송, 1024bit기준)의 전송속도로 1Stack당 8개까지 DRAM을 집적시켜 8GB 용량을 구현했다고 합니다.
HBM2에서는 TSV 기술 혁신을 통해 TSV 개수를 5000개 이상으로 늘려 대역폭 혁신과 더불어 면적 혁신과 단위 전력당 전송 대역폭 혁신까지 이루어졌습니다. 이 기술은 과거 2000년대 초반에 Stack Flash를 구현하기 위해 시도된 적이 있었는데, 십여년이 지나고 고대역폭을 요구하는 시장 수요에 따라 DRAM에 적용되면서 화려하게 부활했습니다. 미리 쌓아둔 노하우를 통해 현재 이 기술을 우리 기업들이 가장 잘 하고 있고, 덕분에 반도체 슈퍼사이클의 혜택을 가장 많이 누리고 있다고 합니다.
빅데이터에 필요한 SSD, 모바일, IOT를 위해서는 저전력에 강한 LPDDR4가, 실시간 고화질 구현을 위해서는 GDDR6가, 인공지능, 클라우드, 5G에는 초고대역폭의 HBM2가 자리하고 있는 것이 이제 보이시나요? 최근 지속되는 DRAM 슈퍼사이클에는 사실 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습니다.